기사입력 2009-12-10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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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오는 18일은 유엔이 지난 2000년 정한 이주민의 날. 이날은 유엔이 1990년 이주민 인권 협약을 제정한 것을 기리고자 필리핀 이주 노동자를 중심으로 아시아 이주 노동자 조직이 '국제 이주민 연대의 날'로 기념해온 것이 기원이다.
한국에서도 여러 인권 시민단체들과 이주노조 관계자, 이주 노동자들이 모여 매년 기념식을 열고 집회를 해왔다.
올해는 특히 지난 10월 12일부터 법무부와 경찰, 노동부 등 정부 관계부처가 미등록(불법 체류) 노동자를 붙잡아 추방해온 합동 단속이 12일로 끝나는 만큼 이주민의 날 기념식과 행사의 의미가 각별하다고 여러 단체 관계자들이 전했다.
전국의 여러 외국인 노동자 센터와 종교 단체 등 34개 단체가 참여하는 외국인 이주·노동운동협의회(외노협)는 이날을 기념해 13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학교에서 '2009 세계 이주민의 날 한국대회'를 연다.
외노협은 '이주민에게 인권과 희망을!'이라는 주제로 "한국 사회가 차별 없는 평등 사회를 지향하고, 이주민의 권익 증진과 다문화 공생 사회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취지"라며 "이주민이 인권을 보장받고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행사에서는 '이주민의 삶과 희망'이라는 제목으로 만든 영상물을 상영하고 이주민들이 참여하는 여러 밴드가 축하 공연을 할 예정이다.
아울러 결혼 이주 여성으로 이뤄진 '샐러드 극단'의 연극, 이주 아동이 참여하는 연극, 이주 노동자들이 고충을 털어놓는 발언대 코너로 이어지며 미등록 이주 노동자의 패션쇼도 곁들인다.
또 문경란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나와 축사를 하고 이주민의 건강과 인권 보호를 위해 활동한 여러 기관에 감사패도 수여한다.
이와 별도로 외국인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하는 단체를 포함해 많은 단체가 참여하는 '이주노동자 차별철폐 공동행동'은 같은 날 오후 2시 서울역 앞에서 집회할 예정이다.
이주 공동행동 관계자는 "회원들과 이주 노동자 등 200여 명이 모여 기념식과 문화 공연을 할 것"이라며 "이주민들이 인권 보장과 차별 철폐 등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잇따라 발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 공동행동은 또 이주민의 날을 하루 앞둔 17일에는 인권 보장을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 회견을 할 계획이다.
이 밖에 우리은행은 이날 서울 중구 회현동 본점 강당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초청해 장기 자랑과 여흥을 갖는 '외국인 근로자 한마당' 행사를 연다. 또 인천 부평구 청천동에 있는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등 지역 단체들도 18일을 전후해 축하 모임과 공동체 모임을 열 계획이다.
이주 노동자 관련 단체 관계자는 "최근 들어 합동 단속의 강도가 낮아지기 시작하며 이주민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면서 "이주민의 날을 계기로 정부는 합동 단속을 연례화 하는 식의 대증 요법을 쓸 게 아니라 특별 사면 등 근원적인 처방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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